복권 업체에서 번호 받으면 당첨 안 되는 이유
복권하면 떠오르는 로또 많이 구매하실 텐데요.
저 역시 주마다 꼭 사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눈에 띈 광고들.
이런 광고를 보다가 '이게 정말일까?' 하며 본문을 읽습니다. 사실 이때는 스스로 뉴스를 보면서 해당 광고를 찾았습니다.
빨리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고 싶었거든요.
복권 업체에서 로또 번호 받으면 당첨 안 되는 이유 실제 가입 후기
각종 간증 리뷰에 지금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남기면 무료로 번호를 보내준다는 내용에 혹해 결국 정보 기입해버렸어요.
주말이 지나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네. ㅇㅇㅇ씨 맞으세요?"
"맞습니다."
"로또ㅇㅇ인데요. 문의 남겨주셔서 연락드렸어요."
"네네."
당첨되었을 때 행복감을 강조하고 이미 당첨자가 최근에 나왔다는 말로 들뜨게 만듭니다.
"뭐 때문에 당첨되고 싶으세요? 당첨되면 무얼 먼저 하려고 하시나요?"
"그냥 편하게 살고 싶습니다. 지금 좀 힘들어서요."
"무료는 아무래도 랜덤이다 보니까 확률이 떨어져요."
"광고 보니까 그걸로 2등에 3등까지 맞았단 사람 있던데요?"
"네 그건 무료 회원에게 한시적으로 기회를 드리고 있는데 그런 경우는 잘 없어요. 보통 우대 고객을 대상으로 먼저 당첨이 되게끔 하고 있는데요. 저희 ㅇㅇ등급 이용하시면 3등 보장하고 1, 2등도 나오는 상품입니다. 원래는 이 가격인데 이벤트 기간이라 할인해서 20만 얼마입니다. 어차피 금방 당첨될 거니까 비용 넘게 회수하실 수 있으세요. 카드번호 불러주세요~"
보통 이렇게 훅 들어옵니다. 정말 좋은 건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도 모르게 카드번호를 부르는데...
"음 저희가 더 높은 등급의 상품이 있는데 이게 한정 인원이 있어서 1, 2등 당첨이 나와야지 자리가 생겨요. 연장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우선 확인해보고 그쪽으로 추천해드릴게요."
"네? 아니에요. 굳이 안 그래도."
"어차피 자리가 없을 수도 있어서 추천만 해드릴게요. 그럼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필요 없다는데도 추천을 해준다고 합니다.
몇 분도 안 돼서 목소리가 좋은 남자한테 전화가 옵니다. 직급이 앞사람보다 높습니다.
"안녕하세요. 로또ㅇㅇ입니다. ㅇㅇ한테 얘기 들으셨죠? 마침 자리가 나서 연락드렸어요. 이 기회 잘 없습니다."
"네. 그렇군요."
"이 상품은 저희 슈퍼 컴퓨터가 조합 번호를 주는데 회원들마다 세팅하고 자리 잡으면 4, 5등은 그냥 나오고 3등 뭐 재미 보시다가 1등이나 2등 나오면 종료되는 상품이에요."
"그래요..."
"근데 아무래도 확률이 높고 관리가 들어가는 상품이라서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어요. 80만 원인데 앞에 이미 결제하신 거 제외하고 반올림해서 00만 내세요. 그럼 카드번호 불러주세요."
"아, 아니. 아니요. 앞 상품도 1, 2등 되는 상품이고 시간 좀 걸려도 되니까 천천히 할게요. 추천해주냐고만 해서 그렇다고 한 거지 별로 할 생각이 없어요. 지금이면 됩니다."
"언제 될지도 모르고 이 상품으로 많이들 가져가셨어요. 카드번호 불러주세요."
이게 바로 카드번호 지옥인가. 어느샌가 결국 불러버렸고 또 한 번의 결제가 이루어졌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아 이것보다 높은 최고 등급의 상품이 있는데 자리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추천에 올려놓기만 할게요." 뚝-
아니 됐다고. 그만해. 근데 다음날인가 다다음날인가 전화가 또 옵니다.
"네 ㅇㅇㅇ씨, 로또ㅇㅇ입니다." (다단계니?)
"아 네 무슨 일이시죠."
"네 기다리시던 ㅇㅇ등급 자리가 나와서 연락드렸어요. 얼마 전에 1, 2등이 나와서요."
"네? 무슨 자리요. 안 기다렸어요."
"앞 직원한테 못 들으셨나요? 얘기했다고 하던데. 추천 명단에 있었어요."
"이상하네요. 저보다 먼저 그 명단에 올렸던 사람이 있을 텐데 바로 연락 주셨네요?"
"네 그분들 다 졸업하셨고 두 자리가 났습니다."
저에겐 큰 문제가 있는데 논리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채고 반박하려고 하지만 우선 잠자코 상대방을 말을 끝까지 듣다가 결국 하려는 말을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기회가 왔어요. 이건 앞에 가입하신 상품보다 보장 기간이 짧습니다. 앞에는 2년이지만 이건 1년 안에 1, 2억 당첨 보장 상품이에요. 저희가 보내드리는 번호대로 구입만 하시면 3등은 잊어버릴만하면 당첨되고 그러다 1, 2등 당첨 나옵니다. 이건 당첨되면 바로 졸업하셔야 돼요. 더 원하셔도 연장이 안 됩니다. 그만큼 대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왜 나한테 바로 연락 왔냐고. 따졌어야 했다.
"근데 아무래도 보장이 확실하다 보니 조금 가격이 높습니다. 200인데 카드 할부하시면 되니까 문제는 없습니다."
문제가 없긴 왜 없니. 네가 갚는 거 아니잖아. 이자는 어떡할 건데.
"3등만 되어도 바로 갚는 거고 그 이상도 나오니깐요. 기회가 왔을 때 잡아보세요."
"아 제가 신용카드가 없습니다."
"네? 없다고요? 거짓말 마세요."
고객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하는 놈. 그때만 해도 신용등급이 안 좋아서 정말로 없었습니다.
체크카드에 후불 교통카드 기능도 못 넣을 정도였습니다.
"정말입니다. 없어요. 신용등급이 안 좋아서요."
"에이 그러지 마시고 그럼 이거 확실하니까 주변에 빌릴 사람 없나요?"
이거 다단계냐 뭐냐 가족을 끌어들이려고 하네.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콩을 못 갈았습니다.
"아니요. 가족하고 사이가 안 좋습니다." 찐 리얼이었습니다.
"그럼... 음. 잠시만요. (정적이 흐른다.) 네 그럼 그만큼 현금은 있으신가요?"
"아니요. 없어요. 아 정말 하고 싶은데 못 하겠네요. 다음에 할게요."
"아 그럼 나눠서 내실 순 있나요?"
"나눠서 낸다고요?"
2개월 얘기하길래 3개월은 해야 된다고 하니 팀장한테 허락받는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네 매달 얼마씩 나눠서 입금하는 걸로 팀장님한테 겨우 승낙받았습니다. 그럼 2개월에 해드릴게요."
"아뇨. 두 달에 그 많은 걸 어떻게 내요. 3개월도 솔직히 힘든데... 최대한 노력해서 그 정도예요."
"아... 네 그럼... 솔직히 힘든데 제가 해드리는 거예요. 욕먹을 각오하고 해 드리니 (웃기네) 매달 꼭 주셔야 합니다.
"아 그럼 죄송한데 지금은 힘들고 다음 달 초에 드릴 테니 초에 연락 좀 주세요."
"네. 그러죠."
말일이 지나고 다음 달이 되었습니다.
띠리리링. 안 받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담되는 금액이었거든요.
차마 못 한다는 말을 더 할 수 없어서 계속 무시했습니다.
그러다 이 업체 대표번호로 연락이 한 번 왔는데 안 받았어요.
그런데 문자가 오죠.
"연락 계속 드렸는데 안 받으셔서 연락 두절로 번호 추천 중단하겠습니다. 문자 보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엥. 이건 무슨 소리. 최상의 상품 아니어도 이미 지불한 금액이 있는데 번호를 끊어? 어이가 없었고 전화를 했습니다.
마지막에 통화했던 조ㅇㅇ 과장한테서 다시 연락이 왔고 받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못 낼 것 같아서 그래서 안 받았습니다. 그건 취소하고 원래 상품으로 부탁드립니다."
"아... 그거 이미 세팅 다 해놨고 돌리기 힘든데" 라며 짜증을 냈습니다.
"아니 그럼 1, 2등이 된다고만 하지 말고 무슨 근거로 당첨이 되는지 보여주세요. 그래야 무리를 하든지 할 거 아닙니까?"
"무슨 근거요? 당첨된다니까요?"
"지금 말만 하는 거잖아요? 컴퓨터를 보여주든지 시스템을 보여달라고요. 뭘 보고 믿으라는 겁니까? 지금까지 5등도 당첨 안 되고 있잖아요."
"아... 그럼 우선 20만 원만 내세요. 그건 낼 수 있으시죠? 계좌 불러드릴 테니."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지말만 한다.
이런저런 말을 듣다가 불쌍해 보여서 결국 내게 된 돈. 이걸 낸 내가 불쌍하다.
왜 내가 이런 사기꾼들을 불쌍하게 생각해야 되는 건지.
근데 이상하게도 회사 계좌가 아니라 팀장이라는 사람의 계좌였습니다.
"네. 빌려서 보냈어요."
"네... 그럼 오늘부터 최상 상품으로 시작할게요. 다음 달에 또 연락드릴게요."
근데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있었는데 두 달이 지나고 다른 사람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네. 로또ㅇㅇ입니다. 그때 결제가 다 되지 않아서 연락드렸어요."
"조 씨 성을 가진 과장 그분은요? 왜 다른 분이 연락 주셨죠?"
"아 네 그분은 번호 조합 부서로 가셨어요. 나머지 금액 카드 할부로 하시면 됩니다."
"네? 카드 없다고 그때 말씀드렸는데요."
"네 적혀 있어요. 지금도 없나요?" 대화가 제대로 기억이 나진 않지만 굉장히 비아냥 거리는 말투였습니다.
"그때도 그래서 미뤄진 거고요. 이거 더 안 하려고 했는데 억지로 가입한 거잖습니까. 그냥 원래 상품으로 할게요."
"네 지금 무슨 일하고 계세요?"
"이런저런 일하고 있습니다. 좀 힘들어요."
"그럼 로또 당첨되면 뭐하고 싶으세요?"
"그냥 편하게 살고 싶어요. 지금 좀 힘들어서."
"네 그럼 카드번호 불러주세요." 카드번호 지옥. 아마 내 기분을 들뜨게 하고 희망에 부풀게 만든 다음 결제를 유도할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번에 카드를 만들 수 있게 돼서 만들었어요."
"아 그럼 나머지 다 결제하시죠."
"아뇨. 이번에 만들어서 한도가 150인데 이미 다 써서 40이 한계예요. 한번 긁어보세요. 되나. 안 될 걸요?"
"아... 네 그럼 40만 원 결제할게요."
상담원은 개월 수를 묻지도 않고 10개월로 해버렸습니다.
"네 그럼 다음에 또 연락드릴게요."
계속 번호를 받았지만 당첨은 되지 않았고 다음 달에 연락이 왔습니다.
"아니 당첨 안 되는데요. 되는 거 맞나요?"
"네 아직은 자리를 못 잡아서 그래요. 조금 있으면 3등은 껌이고 1, 2등 당첨됩니다."
계속 이 소리만 합니다. 솔직히 본인도 압니다. 번호를 맞히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단지 내가 자동으로 구매하는 건 전적으로 내 운에 달리는 거지만
이런 업체에서 하는 이유를 자아성찰과 심리 분석해본 결과
실제 당첨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 직접 하는 것보다 나을 거라는 희망과 믿음인 거죠.
안 되면 욕이라도 대신 먹어주잖아요.
"네 이번에도 40 결제할게요."
"네 그래요. 조ㅇㅇ 과장은 분석실에 잘 계시나요?"
"네 잘 계시죠. 결제되었습니다."
그 후 결제가 한 번 남았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3개월이 지났을 때쯤 작년 9월에 문자가 하나 옵니다.
"안녕하세요. ㅇㅇ로또입니다. ㅇㅇ를 이용하시는 고객님들께 ㅇㅇ로또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를 드리고자 연락드렸습니다.
기존 로또ㅇ 당첨률이 저조하단 판단으로 당첨률이 업계 상위 회사인 ㅇㅇ로또로 흡수 합병이 진행되었습니다.
고객님들도 지금 현 ㅇㅇ로또에서 분석하는 패턴과 고등수 특허분석방식을 도입시켜서 최대한 빠르게 당첨 보실 수 있게 관리해드릴 예정이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당사는 고등수 분석 방식을 국내 유일 특허 출허하여(출허 맞나?) 당첨확률 높은 예상번호를 분석해서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고객만족도 1위 대상 수상한 경력도 있고 보다 고객님들께 만족스러운 결과를 드리고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더 체계적인 관리로 보답하겠습니다.
고객님들께서 힘든 상황에서도 로또를 하시면서 희망을 갖는 부분을 그 어느 회사보다 잘 알고 당첨번호 제공을 하고 있으며 그만큼 당첨률은 보장되는 회사입니다.
*ㅇㅇ로또 총괄 수석실장
*ㅇㅇㅇ 010-xxxx-xxxx
참 어이가 없었고 당황스럽습니다.
3등은 껌이고 1, 2등도 잘 나온다는 말을 내뱉어놓고 저조해서 합병이 되다니
쉽다는 1, 2등 수수료만 잘 받아도 회사는 잘 굴러갈 텐데 말이죠.
이후 전화를 걸어서 확인했습니다.
1, 2등 보장 상품 그대로 유지가 되는지 그리고 당첨 안 될 시 100% 환불은 보장되는 거냐고 문의했죠. 돌아온 답변은
"분석을 통해 나오는 번호는 맞지만 1, 2등 보장은 글쎄요... 환불은 예전 거기에서 받으셔야죠. 저희와는 관계없습니다."
"아니, 그 회사 살아있기는 한 건가요? 그리고 인수 합병이면 이런 거 다 흡수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요, 저희는 고객들을 그대로 받기는 했지만 거기까지는 아닙니다. 그 부분은 제가 확실히 몰라서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그 후 연락 없었습니다. 참으로 암담하죠.
솔직히 업체 폐업하고 회사명만 바꾼다고 해도 우리 같은 사람이 알 방법은 없습니다.
어디 중국집 쿠폰 모을 때쯤 가게 이름 바꾸는 수준도 아니고
몇십, 몇 백을 받아먹어 놓고 이런 행위를 하는 건 사기에 고객 기만이죠.
ㅇㅇ리치처럼 오래되고 회원도 많고 당첨자도 많은 곳은 그러지 않을 테지만 ㅇㅇ리치도 가입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거의 5등 아니면 꽝이었죠.
이런 곳도 이런데 더군다나 알지도 못하는 듣보잡 업체에서 가입하는 건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번호는 지금도 계속 받고 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4등 한 번에 5등도 열 손가락 안에 꼽습니다.
아마 이대로 1년이 더 지나면 만료되었다면서 계속할 거면 자기네 상품 가입하라고 하겠죠.
그렇게 당첨이 쉬웠다면 본인들이 하지 왜 남을 해주겠어요. 이런 업체가 떳떳하게 영업 중인 것이 참 희한한 일입니다.
추후에 혹시라도 3등 이상 당첨된다면 후기 남기겠습니다.
로또 업체에서 당첨 번호 받으면 안 되는 이유를 후기와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 조ㅇㅇ 과장 잘 지내니? 제발 걸어가다가 뛰다가 기어가다가 다리랑 발목, 팔, 손목, 부러지길 기도할게.
마디마디마다 꼼꼼하게 부러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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